접화군생接花群生
뭇 생명 꽃으로 피다
‘접화군생(接化群生)’은 신라말 대학자 고운 최치원선생이 한 말입니다.
문자 그대로 풀면 “모든 생명이 만나서 관계를 맺으며 변화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제주민예총은 올해의 4.3예술제 화두로 이를 차용하여, ‘접화군생(接花群生)’으로 하고자 합니다.
즉, 4·3 당시 또는 4·3 이후, 4·3으로 응어리진 멍든 가슴과 피폐한 영혼들이
모두 4·3예술의 판과 만나서 ‘꽃(花)’으로 승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입니다.
최근 갈수록 도가 지나쳐 가는 ‘4·3역사흔들기’ 와중에서 예술은 무엇을 해야할까라는 엄중한 질문 앞에,
궁극적으로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게 하는 일이 예술의 일이 아닐까 합니다.
그 꽃은 생명 없는 조화(造花)가 아니라 피비린 역사를 머금고도 아름답게 피어나는 상생의 꽃일 것입니다.
하여 그 바람을 담아 ‘접화군생(接花群生)’으로 우리의 의지를 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