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탐라국 입춘굿은 친경적전·낭쉐몰이가 본굿과 함께 축제의 양대 축으로 안착하며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반면 시민 참여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제주시가 주최하고 제주민예총이 주관하는 2015년 탐라국 입춘굿이 ‘입춘, 원도심을 깨우다’를 주제로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사흘간 제주 목관아를 비롯한 원도심 일대에서 열렸다.
탐라국 입춘굿은 최근 2~3년간 대대적으로 프로그램을 개편한 결과 원형에 보다 접근하면서 도심축제로서 흥취를 높여 호응을 얻고 있다.
제주성 수호신인 동·서미륵(동자복·서자복)에 제를 올리는 미륵제와 자청비 등 제주 대표 신상들을 앞세운 걸궁 퍼레이드 등이 대표적으로, 올해 이들 프로그램은 예술적인 정련화와 문화적인 세련화 등을 통해 내실을 다졌다.
특히 친경적전(親耕籍田)·낭쉐(나무소)몰이는 과거 탐라왕이 쟁기 끌며 풍년을 기원했던 농경의례에 걸맞게 재편돼 입춘 축제의 취지를 웅변하며 메인 프로그램으로 위상을 확보했다.
이 프로그램은 명망가 등이 호장(戶長)을 맡아 낭쉐몰이 대열을 이끌며 참가자들에게 입춘덕담을 건네는 내용으로 기존 핵심 프로그램인 입춘굿과 함께 축제의 한 축으로 정착했다.
올해 행사에서는 허향진 제주대 총장이 호장을 맡아 사회 통합을 기원하는 덕담을 건넸다.
하지만 올해 입춘굿은 참여도에선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했다. 제주민예총 등에 따르면 입춘굿 내방객은 3일간 1만5000명 안팎이다.
이는 예년과 엇비슷한 수준으로, 입춘굿이 제주를 대표하는 축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홍보 강화 등을 통해 참가 규모를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민예총 관계자는 “올해 친경적전의 ‘과거로의 접근’과 전야굿 등의 ‘공간 활용의 집중화’를 통해 완성도를 제고하고 시간·공간적 짜임새를 높였다”며 “입춘날 한해 평안·안녕을 기원하는 콘텐츠에 대한 공감도가 높아지고 있어 내방객도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