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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제주의소리 | 입춘굿 때 그려준 9살 아이, 지금은 대학생

제주민예총 2015. 2. 12. 17:24

 

입춘굿 때 그려준 9살 아이, 지금은 대학생

한형진 기자 cooldead@naver.com  20150205일 목요일 16:3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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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동 화백. ⓒ제주의소리 

 

[인터뷰] 매해 탐라국입춘굿 방문하는 박재동 화백..."제주도 더이상 아프지 않기를"

 

한국 시사만화가의 대부로 불리는 박재동(62,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화백은 탐라국입춘굿의 단골손님이다. 일제강점기 시대에 끊겼던 입춘굿이 복원된 1999년 이후 한 번을 제외하고는 매년 참가하면서 제주도민들의 얼굴을 그려왔다.

 

올해 입춘굿의 마지막 날인 25일 목관아에서 [제주의소리]와 만난 박 화백은 제주는 내가 너무나 사랑하고 좋아하는 곳이다. 2의 고향이나 다름없다고 변함없는 제주 사랑을 자랑했다.

 

지난 200610월 제주시로부터 명예시민으로 지정된 바 있는 박 화백은 제주에 오면 만병이 낫는 느낌이다. 제주도 친구들도 좋고, 자연은 말한 것도 없고, 사람도 음식도 참 좋다. 힐링(치유)하는 곳이라고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매년 입춘마다 제주에서 도민들에게 캐리커처를 그리다보니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등장한다.

 

박 화백은 어제(4) 그림을 그리다보니 9살 때 입춘굿에서 내 앞에 섰던 아이가 이제는 23살 대학생이 됐다. 매년 오면서 내가 그리는 그림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확인하는 분들도 있다제주도민들에게 추억을 선사하고 행사에 도움도 돼서 감사하고 기쁘다. 무엇보다 도민들 얼굴을 꾸준히 그리다보니 내가 그림 실력이 늘어서 좋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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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동 화백이 5일 탐라국입춘굿이 열린 제주 목관아를 찾아 한 시민의 캐리커처를 그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탐라국입춘굿은 과거와 현재를 함께 담으려고 매년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올해도 메인 무대를 목관아 내부에 설치하고 제주지하상가와 함께 손을 잡는 등 발전을 고민했다.

 

입춘굿의 역사를 차곡차곡 기억하고 있는 박 화백은 옛 것을 보존하면서 계속 행사를 이어가는 주최 측의 노력이 눈물겹도록 아름답고 훌륭하다고 극찬하면서 개인적인 의견을 덧붙였다.

 

그는 지금 시대는 농사만 있는 것이 아니고, 어업만 있는 것도 아니다. 제주만 해도 관광을 비롯해 굉장히 다양한 직종이 있다새로운 시대에 열리는 입춘굿답게 지금 제주사람들의 다양한 소망이 잘되길 기원하는 마음에서, 많은 직종에 있는 분들이 입춘굿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좋겠다. 같이 행진하고 홍보하고 협찬도 했으면 좋지 않겠냐고 밝혔다.

 

제주를 위해서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묻자 박 화백은 인터뷰 내내 보이던 미소 대신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나를 비롯해서 많은 분들이 제주도에 오면 심신을 치유받는다. 그런데 지금 제주도가 아프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사람들을 고쳐주던 제주도인데, 이제는 제주 섬 자체가 아프다고 안타까워했다. 밀려드는 중국자본과 중산간, 도심을 가리지 않는 개발로 신음하는 제주섬을 씁쓸한 마음으로 바라본 것이다.

 

박 화백은 “(제주가) 들썩이더라도 평화로운 마음으로 들썩여야하는데....., 불가피한 것도 있겠지만 (제주가 더 이상) 아프지 않는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의미있는 메시지를 던졌다.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는 순간까지도 알아보는 도민의 요청을 거절하지 못하고 그림을 그려주는 박 화백. 끝으로 그는 제주에서 오라고 하면 언제라도 즐거운 마음으로 온다. 입춘굿도 당연히 매년 올 것이다. 제주도 행사라면 다 오고 싶다며 밝은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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