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제주목관아 에서 탐라국 입춘굿 본굿이 진행되고 있다. 고기철 기자 |
“을미년 새해 제주 섬에 풍년이 들고 도민들은 평안하게 해줍서!”
‘새철 드는 날’ 입춘인 4일 제주 목관아에서 서순실 심방을 비롯한 ㈔제주큰굿보존회 회원들은 입춘굿을 집전해 올해 제주의 평안과 도민의 안녕을 1만8000 신들에게 기원했다. 서순실 심방은 초감제와 세경놀이, 도액 막음 등을 진행하며 액을 물리치고 복은 불러들였다.
제주시가 주최하고 제주민예총이 주관하는 2015년 탐라국 입춘굿이 ‘입춘, 원도심을 깨우다’를 주제로 지난 3일 개막해 목관아를 비롯한 원도심 일대에서 제주성미륵제와 제주신화신상걸궁, 세경제를 진행한 데 이어 이날 입춘굿과 춘경문굿, 입춘탈굿놀이 등을 마련했다.
과거 탐라왕이 주도한 모의 농경의례인 친경적전(親耕籍田)과 낭쉐(나무소)몰이도 펼쳐졌다.
허향진 제주대 총장은 친경적전의 호장을 맡아, 낭쉐를 몰고 목관아를 돌며 밭을 갈며 씨 뿌리는 시늉을 하는 대열을 이끌며 참가자들에게 입춘덕담을 건넸다. 허 총장은 “최근 도민 화합이 깨지고 불협화음도 들린다”며 “입춘굿은 갈등을 화합으로, 분열을 화해로 바꾸는 놀이다. 올해 입춘을 기점으로 제주가 다시 화합하고 상생정신을 회복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허 총장은 “살기 좋은 제주와 화합하는 제주, 평화로운 제주가 실현되길 빈다”고 덧붙였다.
행사장 일대에서 체험마당과 먹을거리마당, 장터가 운영됐다. 그 중 체험마당에서 새해 운세를 심방(무당)에게 듣는 ‘입춘산받음’을 비롯해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돼 호응을 얻었다.
마지막 날인 5일에는 목관아 일대에서 놀이굿이 마련된다. 관기들이 입춘굿의 흥을 돋우기 위해 추던 춤인 예기무를 비롯해 어린이 난타와 실내악, 울북놀이, 대동난장 등이 펼쳐진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