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국입춘굿/제주전통문화

탐라국입춘굿 | 입춘 풍속 (입춘굿, 입춘첩, 입춘수, 맥근점)

제주민예총 2015. 1. 12. 16:38

새로운 해의 시작, 입춘

입춘의 풍속 | 입춘굿, 입춘첩, 입춘수, 맥근점

 

봄을 상징하는 입춘은 24절기 중 첫째로 새로운 해의 시작을 의미한다.

 

예부터 입춘절기가 되면 농가에서는 농사 준비를 했기 때문에 입춘행사에도 농경의례와 관련된 행사가 많았다. 아낙들은 집안 곳곳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남정네들은 겨우내 넣어둔 농기구를 꺼내 손질하며 한 해 농사에 대비했다. 소를 보살피고, 재거름을 부지런히 재워두고, 뽕나무밭에는 오줌을 주고 겨우내 묵었던 뒷간을 퍼서 인분으로 두엄을 만들기도 한다.

 

또 이날 내리는 비는 만물을 소생시킨다 하여 반겼고, 입춘때 받아둔 물을 부부가 마시고 동침하면 아들을 낳는다 하여 소중히 여겼다. 그러나 '입춘한파'니, '입춘 추위 김장독 깬다'고 간혹 매서운 추위가 몰려와 봄을 시샘하기도 한다.

 

 


입춘의 풍속 


입춘굿


제주도에서는 봄이 들어서는 입춘일에 입춘(立春)날 관아 관덕정 앞에서 심방이 농경의 풍요를 기원하는 큰굿을 하는데, '입춘굿'이라고 한다.

예로부터 제주에는 심방청이 있어 심방청이 주관하여 매년 입춘굿이 벌어지기 전에 그 해에 입춘굿을 주관할 심방을 선발했다. 매년 구름 같이 도민들이 모이는 제주섬 최고의 축제판에서 벌어지는 굿판이니, 자연 그 해에 뽑힌 심방들은 자기 마을이나 자기가 속한 심방집단의 대표주자가 되는 탓에 최선의 기량을 보여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입춘굿의 굿판은 제주도 심방들의 최고의 무의례의 경연장이 되기도 했을 것이다.

 

 

 


입춘첩

 

입춘에는 각 가정에서 좋은 뜻의 문귀를 대문기둥, 대들보,천장 등의 집안 곳곳 에 써 붙였는데, 이를 입춘첩, 입춘방이라 한다. 

여기에는 한 해의 무사태평과 농사의 풍년, 변영, 소재, 길상, 장수, 화친, 등과 등을을 기원하는 뜻이 담겨 있다. 더불어 어둡고 긴 겨울이 끝나고 봄이 시작되었음을 자축하는 뜻이기도 하다.

 

보통 다음과 같은 입춘첩(立春帖)을 써붙이며 입춘 당일에 시(時)를 맞추어 붙여야 효험이 있다고 함 (※ 입춘시 : 오후 12시 58분 )

 

입춘대길 건양다경 (立春大吉 建陽多慶)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기를 기원합니다.


부모천년수 자손만대영 (父母千年壽 子孫萬代榮)  부모는 천년을 장수하시고 자식은 만대까지 번영하라.


수여산 부여해 (壽如山 富如海) 산처럼 오래살고 바다처럼 재물이 쌓여라.


소지황금출 개문백복래 (掃地黃金出 開門百福來) 땅을 쓸면 황금이 생기고 문을 열면 만복이 온다.


거천재 래백복 (去千災 來百福)  온갖 재앙은 가고 모든 복은 오라.


재종춘설소 복축하운흥 (災從春雪消 福逐夏雲興) 재난은 봄눈처럼 사라지고 행복은 여름 구름처럼 일어나라

 

입춘수

 

입춘전후에 받아 둔 빗물이 입춘수다. 이물로 술을 빚어 마시면  아들을 낳고 싶은 서방님의 기운을 왕성하게 해준다고 알았다.  

 


맥근점 (보리뿌리점)


보리뿌리로 그 해의 농사를 점치는 것이다. 늦가을에 심은 보리가 입춘 때 쯤이면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는데, 보리 뿌리를 파보아 뿌리가 세 가닥 이상이면 풍년, 두 가닥이면 평년, 가닥이 없으면 흉년이라고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