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국입춘굿 3일간의 열전 폐막...“원형 복원하면서도 도시축제의 가능성 이어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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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라국 입춘굿 마지막 날인 4일. 이번 축제의 본굿인 '입춘굿'이 열리고 있다. 사진은 신을 불러내는 '초감제'. ⓒ제주의소리 |
2014 갑오년 탐라국입춘굿의 마지막 날인 4일. 제주시 관덕정 마당에서 제주큰굿보존회가 주관하는 입춘굿이 펼쳐졌다.
탐라국입춘굿은 3일로 치러지는 축제지만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가장 하이라이트이자 본굿은 바로 이 입춘굿이다.
신구간이 지나고 새봄 맞이 준비를 하는 날 새로 부임하는 1만8000신들의 지상 강림을 기원하는 의식인 ‘초감제’, 밭을 갈고 수확하기까지 농사의 전 과정을 연극적인 굿놀이로 풀어낸 ‘세경놀이’, 1년 동안 집집마다의 궂은 액을 막는 ‘도액막음’까지 이어졌다.
굿을 집전한 제주큰굿보존회장 서순실 큰 심방은 강렬한 몸짓과 목소리 때로는 맛깔나는 이야기로 좌중을 휘어잡았다.
굿을 마치고 내려온 서 심방은 입춘굿에서 올해 어떤 기운을 받았을까.
서 심방은 “처음엔 신이 ‘올해 제주도가 힘들겠다’ 해서 문을 열기가 힘들었지만 나중엔 좋게 나왔다”며 “잘되기를 바라며 신에게 정성껏 바치니 신들도 잘 되겠다고 전했다”고 했다.
또 굿을 할 때 눈발이 날린 것을 가리켜 “오늘 하늘이 문이 열려서 눈을 뿌려준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눈은 단순한 눈이 아니라 제주도민의 풍요와 웃음, 행복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날에 이어 목우도 다시 등장했다. 왕이 직접 쟁기를 끌면서 모의농경의례를 가진데서 유래한 친경적전(親耕籍田)을 선보이기 위해서다. 제주춤아카데미의 예기무, 탈굿놀이로 더욱 흥겨워진 분위기는 노리안마로의 폐막굿으로 마무리됐다.
흥을 이기지 못한 관객들은 순서가 끝난 뒤에도 한 데 어우려져 강강수월래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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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라국 입춘굿 마지막 날인 4일. 이번 축제의 본굿인 '입춘굿'이 열리고 있다. 사진은 신을 불러내는 '초감제'. ⓒ제주의소리 |
복원 15돌 맞은 탐라국입춘굿, 이번 축제의 의미는?
2014년은 탐라국입춘굿에게 일종의 전환점이 될 듯하다.
제주시에서 입춘굿의 역사와 가치를 종합적으로 정리해 무형문화재로 지정하기 위한 조사에 들어갔기 때문. 지자체 차원에서 실연(연행)과 문헌 모두 자료를 취합해 그 역사적 가치를 조명한다는 계획이다.
연말 쯤되면 문화재 등록 가능성의 윤곽이 드러난다.
1999년, 일제시대 단절됐던 입춘굿을 복원한 민속학자 문무병 박사는 이런 흐름이 당연한 것이라고 말한다.
문 박사는 “입춘굿은 탐라국 시대부터 계속되 온 대표적인 축제”라며 “이것을 다 복원하고 완성시키는 것이 제주민속의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처음 시작하는 축제, 입춘날 시작하는 굿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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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진행된 친경적전의 한 장면. ⓒ제주의소리 |
▲ 4일 '탐라국입춘굿' 마지막 날 제주관덕정 마당. ⓒ제주의소리 |
축제를 주관하는 제주민예총의 박경훈 이사장은 “작년에 축제 내용을 대대적으로 확대개편했고 올해는 이것을 안정화시키고 세련화 시키는 게 올해 목표였다”며 “올해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엔 더욱 알차고 새로운 축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입춘굿은 지금도 ‘제대로 된 원형을 찾는 일’과 ‘광범위하게 확장된 도시축제의 길’을 모색하는 성장하는 축제”라고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지금 전통굿, 전승굿으로서의 입춘굿은 문화재 쪽으로 방향을 잡고 원형을 복구해 나갈 것이고, 도시축제로서는 제주시 일부 지역뿐 아니라 원래 제주목 전체의 축제였던만큼 도민 전체가 참여할 수 있는 축제로 확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행사 전체를 총괄한 최상돈 예술감독은 “아직도 문헌에 나와있는 자그마한 부분까지도 복원하고 있는 축제인 만큼 구체적으로 자리매김하는 작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계속 자료와 문헌을 찾아보고 회의도 하면서 정립화시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도 차원의 적극적인 지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최 감독은 “입춘절 축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이 입춘굿 하나인 만큼 제주의 자랑거리가 되면 강릉 단오절 못지 않은 축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좀 더 대중적인 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도 차원으로 위상을 높이는 등 행정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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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굿이 모두 끝난 뒤 강강수월래를 함께 즐기고 있는 관객들. ⓒ제주의소리 |
<제주의소리>
< 문준영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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