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성 동·서 미륵제
미륵불 큰어른께 문안올립니다
제주성을 수호하고 재물과 복을 가져다 주는
동미륵과 서미륵에게 제를 올리며 입춘굿의 시작을
제주섬의 1만 8천 신들에게 고한다.
제주성을 가운데 두고 동서방향으로 마주보고 서있는 동미륵과 서미륵은
마을사람들에게 재물과 복을 가져다주는 자복신이자 제주성을 지키는 수호신입니다.
동미륵이 있는 용담동 한독이개는 버렁개 마을의 터전이었으며,
서미륵이 자리한 건입동은 건입포구가 있는 마을로서 해촌마을이었습니다.
동서미륵은 두 해양마을을 지키며 해양도성인 제주성을 지키는 수호신적 선신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서미륵제로 제주성을 든든히 지키는 미륵불 큰어른께 제를 올리며
제주섬의 1만 8천신에게 입춘굿의 시작을 알리게 됩니다.
유래
동미륵(동자복(東資福))과 서미륵(서자복(西資福))상은 조선시대 읍치인 제주성을 가운데 두고 동서방향에서 마주 보며 지키는 수호신적 석신상이다. 고려시대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나 조성시기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존재한다. 명칭 또한 ‘복신미륵’, ‘자복신’, ‘자복미륵’, ‘미륵불’, ‘큰어른’ 등으로 다양하게 불린다.
동서미륵은 자복신(資福神)이라고 하는데, 이는 그대로 ‘재물과 복의 신’으로 주민들에게 재부와 복을 가져다주는 신인 것이다. 과거에는 불교적인 신상이었을 것이나, 조선시대 억불숭유정책에 의해 무불타파가 이루어지면서 불교적인 석불상의 의미는 퇴색하고 민간의 기자복신(祈子福神) 미륵으로 변천했을 것으로 보인다.
무속본풀이 속 미륵불
무속본풀이에서 ‘동개남 은중절’과 ‘서과남 무광절’이 나오는데, 여기에서 ‘개남’과 ‘과남’은 공히 ‘관음(觀音)’을 지칭하는 고형의 방언이다. 제주의 전래담에는 ‘개남보살’이 등장하는데 이는 곧 ‘관음보살’의 방언이다. 신화상의 절이지만, 이를 근거로 추정해본다면, ‘동개남 은중절’은 ‘만수사(萬壽寺)’를, ‘서과남 무광절’은 ‘해륜사(海輪寺)’로 고려시대에 존재했던 현실의 공간으로 비정(比定)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관음상’이었다는 점, 용담동과 건입포구의 바닷길의 들머리에 서 있는 것으로 보아(중국 산둥반도 적산에 있는 적산법화원(赤山法華院)은 장보고 세운 것으로 신라인들의 당나라에 거주하는 신라인의 신앙거점인 동시에 항해의 안전을 기원하는 예배처였다.), 애초에는 육지나 타관과의 해상항해의 무사안전을 기원했던 해수관음계열의 석불상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즉, 해상안전을 기원하는 ‘해수관음상’이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제주성을 가운데 두고 마주 보는 것으로 보아 해양도성(海洋島城)인 제주성을 지키는 수호신적 상징성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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